2021.7월 전남
완도 붉은사철란은 일주일 전에 개화해서
이미 시들어간다는 소식에 내년을 기약하기로 했다.
여름꽃의 개화기가 일주일 이상 앞당겨졌다면,
지네발란도 필 수 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정에 없이 불쑥 찾아간 지네발란 자생지는
내심 기대했던대로 대부분의 꽃이 만개해 있었으며
올해 유난히 세력이 좋았다.
가까운 거리라 잠깐이면 다녀오겠다는 생각에
마실 물도 준비하지 않았는데
예상외로 꽃이 잘 피어 꽤 오랜 시간 머물렀다.
목이 마른 갈증이야
아름다운 난초만 볼 수 있다면
얼마든 참을 수 있다.
오후에 찾은 고흥 풍란 자생지는
누군가의 손에 의해 철저히 파괴되어 있었다.
돈 혹은 본인의 취미를 위해
얼마나 오래 되었을지도 모를 긴 세월을
그 자리에서 살아온 귀한 난초를
개인의 소유물로 삼다니
정말 화가나고 안타까웠다.